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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떠나는 마카오여행기 ①

향긋한봄 2008. 10. 27. 17:54

여행기라고 제목은 그럴싸하게 붙였는데 저는 그리 글재주가 뛰어나거나 언변이 좋은 편이 못됩니다.
마카오의 역사가 어떻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상이 어떻고 전 잘 모릅니다.
포루투갈령에 있다가 중국에 반환됐고 카지노로 유명한 곳이라는 정도가 제가 아는 정보의 끝입니다.
그냥 무작정 배낭 하나 둘러매고 이리저리 걷다가 사진 몇 장 담는게 여행의 전부라면 전부이죠.
벌써 네번째 마카오행이거늘 소박하다 못해 남루한 여행기가 될 것 같다는 걱정이 앞서네요.
마카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포털 사이트에 '마카오 여행'만 치면 주르륵 나오니 그걸로 위안삼으시길.
이번 여행길엔 콘탁스 t3 필름카메라와 코닥포트라 160vc, 코닥골드200이 동행했습니다.

# 10월 17일 출발하다.
인천공항에서 마카오로 직접 가는 비행기는 마카오 항공 뿐입니다.
요즘 '에덴의 동쪽'이 마카오 여행에 불을 지피면서 마카오로 직접 가는 비행편을 잡기란
하늘의 별따기랍니다. 저희도 할 수 없이 표를 구하다 구하다 포기하고 홍콩익스프레스항공이라는
매우 낯선 비행기를 잡았지요.
마카오 직행이 아닌지라 홍콩공항에서 점보터보제트 배 편을 통해 마카오로 들어가는 여정입니다.


#1. 홍콩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입니다. 늘 그렇듯 기내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눈이 부십니다.
비행기 아래에 솜사탕 처럼 펼쳐진 구름은 비행기가 잠시 착륙해도 괜찮지 싶을 만큼 아련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죠.


#2. 인천에서 홍콩까지 비행기로 3시간 반 정도 걸립니다. 공항에 도착해 마카오로 들어가는 배를 기다리다
반가운 스타벅* 간판을 발견하곤 후다닥 들어가 커피 한 잔을 사들고 나옵니다.
어느나라든 스타벅*는 다 비슷비슷하네요.


#3. 비가 오네요.
일행을 마카오로 안내할 터보제트 배입니다.
이 배는 좀 특이해서 배 아래가 마치 썰매처럼 설계되어 있습니다.
파도와의 마찰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신기술이라고나 할까요.


#4. 점보넷으로 약 50분. 마카오의 유명한 다리가 보입니다.
다리 세 개가 한 데 합쳐진 마카오의 유일한 다리로 굉장히 깁~니다. ^^


#5. 호텔에 여장을 풀고 저녁식사를 하러 근처 마카오식당에 갑니다.
메뉴판에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냥 중국풍의 식당입니다. 마카오를 방문하면 습관처럼 늘 찾는 집이기도 하죠.
음식은 그냥저냥 우리나라 중식당 음식과 비슷합니다.


#6. 궂은 날씨에 폐허처럼 솟은 마카오 아파트입니다.
우리나라에선 바로 재건축감이지만 마카오에선 대개의 아파트가 저렇게 위태위태합니다.


#7. 저녁 시간을 짬 내 다운타운가로 접어듭니다. 앙증맞은 트럭 한 대가 눈에 확 들어오네요.
마카오 떵덩어리가 워낙에 작아서 일본의 소형차들이 눈에 많이 밟힙니다.




#8. 다운타운가로 향하는 길, 분홍색으로 치장한 유럽풍 건물이 보입니다. Clube 1870 Militar 라는 건물인데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포루투갈식 레스토랑이랍니다.
애초엔 육군본부가 있던 건물이었는데 지금은 레스토랑겸 육군 클럽으로 활용되고 있다네요.









#9. 마카오의 건물 중엔 저렇게 헤진 건물들이 많습니다. 그냥 있는대로 두는 마카오식 건축해법? ㅎㅎ


#10. 육교 위에서 바라본 마카오 중심가의 도로입니다. 4차선이 전부로 그리 넓지도 번잡하지도 않습니다.


#11. 세네도광장으로 향하는 길에 한국식 오징어 구이를 파는 집이 있어 잠시 들렀습니다.
상품 포장지에 한국어로 '한국 오징어 구이'라고 써 있더군요.


#12. 마카오도 사람이 사는 곳인지라 우리나라처럼 볕 좋은 날 빨래를 많이 널어 놓습니다. 이 날은 날씨도 흐리고
비까지 내렸는데 빨래가 밖에 주렁대는 걸 보면 집 주인이 깜빡 했는가 봅니다.


#13. 포루투갈령에 속했던 나라여서 '동양의 작은 유럽'이라 불릴만큼 유럽식 건물들이 곳곳에 많습니다.
깔끔하게 정돈된 건물이 보기 좋네요.


#14. 드디어 도착한 세나도 광장입니다. 위 사진은 세나도 광장을 등지고 찍은 사진이지요.
어차피 다음 날 다시 방문할 예정이었으므로 대략 이 정도로 만족합니다.
마카오 세나도광장은 초창기부터 이어온 마카오의 중심지로서,
현재에도 많은 공식적인 행사와 축제의 장소로 각광받고 있는 곳입니다.
길가에 마카오의 특산품인 육포 파는 상점, 옷, 화장품 파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고,
광장안에 도미니크 교회의 모습도 보입니다.
마카오는 보도블럭들은 바다에 관련된 무늬들 (파도, 돌고래, 기타등등..)을 형상화 한 것으로
하나 하나 손으로 작업한 것이라고 하네요.



#15. 그 유명한 육포거리입니다. 한국의 육포와는 조금 달라 매우 축축합니다. 맛은 상점마다 각양각색으로
한 번 휘~ 관통하면 모든 상점의 육포를 조금씩 맛볼 수 있답니다.
'아저씨, 오빠.. 언니' 하며 한국어가 넘쳐나는 거리기도 하지요.

  

 

#16. 여독이 풀리지 않은 관계로 이날은 여기서 여행을 접고 내일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산뜻한 거리 한 컷을 찍고 호텔안에서 호텔을 마주한 아파트 사진을 한 컷 담았습니다.
마카오의 양면을 담은 두 장의 사진. 흥미롭습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