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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ㅣ 상 ㅣ 들/주절주절 넋두리

제주도 사색여행을 준비하며

편의상... 이번 제주도 여행을 '사색여행'이라 하겠습니다.
다가오는 금요일, 아침 7시 떠납니다.
생각할 것이 많은 나무처럼 묵묵히 바람에 흔들리다 오렵니다.
왜 뜬금없이 제주도가 떠올랐을까요?
아마도
같은 나라에 있으면서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는 상실감 비슷한 것과
내년이면 나이 첫 자리에 새로운 숫자가 붙는 심정이 묘하게 얽힌 듯 합니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여행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니
후다닥 다녀오고 싶은 마음에 벌써부터 몸이 근질근질합니다.
대단히 뭔가를 준비해 가지도 않는데도 말입니다.

+ 지난 여름 마카오 가는 비행기에서 +


돌아보면 지금껏 살아오면서
정말 열심히 산 것 같지 않습니다.
적당히 요령도 피우고 적당히 엄살도 부렸습니다.
피곤하면... 만사 재끼고 쉬었고
앞에 닥치는 일상의 것들에 무심해지기 일쑤였지요.

그러다가... 갑자기 무겁게 나이가 찬 겁니다.
달도 차면 기울듯이 나이도 차면... 평형감각을 잃고 한쪽으로 기웁니다.
달팽이관에 이상이 생긴 것 마냥 실없이 흔들리고 맙니다.

춥다고 합니다.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라고 하네요.
떠나는 금요일. 무진장 추울 것이고 제주도의 칼바람은 매서울 겁니다.
주말엔 눈도 내린다고 하니 큰일입니다.
영실코스를 통해 한라산을 살짝 등반 할 계획이 있는데
어쩌면... 정말 멋진 설경을 감상할 수도 있겠네요.

혼자서 떠나는 여행은...
마음가짐에 따라 어떠한 것도 부담이 없으므로 편합니다.
다만.
그 '혼자'라는 것에 익숙해지지 못한다면...
여행 자체가 곤혹스럽겠지요.

많은 걸 버리고 오렵니다.
새로운 걸 얻고 오진 않겠습니다.

버리고. 버리고. 버리고...
그러면... 가슴 속 밑바닥에... 새로운 '샘'이 솟겠지요.
모두들.. 화이팅 하시자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