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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아이폰 분실 10일째 처음 아이폰4를 잃어버린 후 오래된 연인이 떠난 것 마냥 황망했습니다. 사용한지 두어달도 채 되지 않은 폰인데 무엇이 나를 그토록 슬프게 했는지 정체를 알 수 없었지요. 아이폰을 잃어 버린 건 순전히 술 때문이었습니다. 친한 후배 녀석이랑 기분좋게 한 잔 걸친 것 까지는 좋았는데 2차, 3차로 이어지는 술자리에 그만 아이폰 생각을 하지 못한겁니다. 하필 그 때 후배가 건강을 챙기라며 우루* 약 한 통을 안겨주었는데 집에 돌아와 보니 약 봉다리만 품에 곤히 안겨있더란 겁니다. 여러 생각들이 스쳐 지나 갔지요. 잃어버린 걸 알게 된 게 술집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집에 도착했을 쯤 그러니까 아이폰이 내 품을 떠난 게 한시간도 안될 수 있다는 사실. 집 전화도 없으니 모셔둔 내 애마를 타고 술집에 갔으나 이미 .. 더보기
단상들_1120 1. 눈이지도비인지도모를이상한게내린다. 첫눈이라고해야하나강아지처럼오들오들떨면서도팔랑대는마음은어쩔수없다. 첫눈에대한추억이있느냐고물어보면사실딱히끄집어낼게없다. 눈에대한이런저런기억들은많아도첫눈에대한아련하고애틋한그런건없는거다. 첫이란단어에서풍기는설렘과풋풋함은늘사람을이상하게만든다. 첫사랑첫직장첫여자첫눈 뭔가새로시작하기딱좋은그런거. 집에들어가아랫목을담요를깔고느긋이자고싶은날이다. 나이먹으면이렇게되나보다. 눈내리면교통체증이염려되고추우면쏘다니기싫어'삭신쑤심'을핑계로'방콕'하고싶은거고 나이와낭만지수는반비례함이틀림없다. 2. 요즘은폭식하듯독서한다. 기욤뮈소의책들을쌓아놓고읽다가 신경숙의산문집을언뜻보다가베르베르의신작소설'신'을펼치다가 이외수의글쓰기책에눈을두었다가파울루코엘류의잘나가는산문집에정신을팔다가 가끔내가무슨책을읽는중인지도모.. 더보기
신용카드를 죽이다 신용카드를 죽여버렸다. 지갑에 고이 고이 모셔둔 다섯장의 카드를 죽였다. 날카로운 가위 날에 조각지는 카드가 '슥슥' 울음을 운다. 행여 누군가 조각을 들고 퍼즐맞추기를 할세라 여기저기 몇 개의 휴지통에 '주검'을 뿌렸다. 죽여야지 하면서 이것저것 핑계거리로 섣불리 칼 날을 들이대지 못했었다. 핑계의 주는 자동차 주유비와 술. 돈 아쉬운거 모르고 주유소나 술집에 들어가면 현금대신 으레 카드를 꺼내 건넸다. 습관. 그 습관은 정확히 25일 후에 엄청난 후회와 압박으로 돌아왔다. 명세서에 뚜렷이 활자화된 '결제 예정 금액'이 낄낄대며 자신을 비웃더라. 어찌어찌해 결제를 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몇 개의 핑계거리를 더 들고 나와 카드를 긁었다. 제길. 일상같은 반복이었다. 그래서 이 무지막지한 놈들을 한 .. 더보기
당신은 우연을 믿습니까? 무엇을 새롭게 찾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순전히 우연을 가장한 행운이란 것이 찾아오기는 할까요? 속속들이 따져보면 세상에 우연이란 것은 없습니다. 나비 한 마리가 뉴욕 상공에서 날개를 휘저으면 베이징엔 태풍이 올 수도 있다는 그 흔해빠진 '나비효과'를 보더라도 세상엔 원인과 그에따른 결과만 남습니다. 길에서 우연찮게 1만원짜리 지폐를 주운 것은 당신이 그 길을 나서 고개를 숙이고 땅바닥을 살폈기 때문인 것을. 우연히 어느 커피숍에서 희미한 옛사랑을 마주했다는 것은 당신이 그 커피숍을 들렀거나 커피숍에 시선을 두었기 때문인 것을. 세상에... 우연은, 없습니다. 덧> 유명한 도넛츠 회사에서 요즘 황금원두를 찾으라며 열띤 프로모션을 한다죠. 점심을 해치우고 잠시 들렀던 매장에서 원두커피를 한 잔 홀짝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