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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 ㅣ 경 ㅣ 들/먼. 풍경들

무작정 떠나는 마카오여행기 ②

# 10월 18일(토) 날씨가 화창합니다.
다행입니다.
아침에 부시시 눈을 떠 내다 본 호텔 창문 밖은 분명 잿빛이었습니다.
아직 흐린건가 싶은 마음이었는데 가만히 살펴보니 제가 바라 본 쪽은 해가 들지 않는 음지더군요.
대충 외출 준비를 마치고 호텔 밖을 나오니 하늘은 눈이 부시게도 푸르렀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마카오란 나라는 매우 덥고 습한 나라입니다. 한 겨울에도 니트 하나만 살짝 걸치면 외출에 지장이 없는 나라지요.
10월 중순 마카오는 한국의 늦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덥습니다.
그래서 모든 아파트, 호텔, 식당 등에는 에어컨이 기세좋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에어컨은 또 어찌나 심하게 틀어놓는지 상점 정문만 스쳐 지나가도 추운 바람에 몸서리가 쳐질 정도입니다.
전기세 걱정이 별로 없는 나라구나 싶더군요.
카지노로 벌어 들인 외화가 마카오 경제의 전부라면 전부인데 이 자본이 우리들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죠.
몇 달 전에는 라스베가스를 누르고 세계 1위의 카지노 대국이 되었답니다.
그러나 이 나라도 빈부의 격차가 심해
다 쓰러져가는 폐허 직전의 건물과 휘황찬란한 카지노의 불빛이 한 데 공존하는
아이러니한 땅이기도 합니다.

각설하고, 전 날 도보로 이동한 코스를 기억하며 밤 새 주린 배를 채우러 갑니다.
마카오 중심지로 들어가는 초입에 제이드 가든(Jade Garden)이라는 아주 유명한 딤섬집이 있습니다.
딤섬 한 소쿠리(?)에 보통 우리 돈으로 3,000~4,000원 정도 하니 가격도 저렴한 편이죠.


#1. 벌써 한무리의 여고생들이 한 상 딤섬을 차려놓고 먹고 있네요.
식성이 얼마나 좋은지 열 접시 넘게 비우더군요.


#2. 저희도 해물과 고기 등을 섞어 조화롭게 주문을 했습니다.
지금 껏 맛본 딤섬 중에는 제일 맛이 좋더군요.
너무 느끼하지도 않은 것이 담백하고 고소한게 한국인의 입 맛에도 잘 맞았습니다.


#3. 아침겸 점심을 해치우고 무작정 골목길에 들어섰습니다.
한쪽엔 현대적인 건물, 반대편엔 빛 바랜 건물이 사이좋게 마주한 골목.


#4. 대문에 꼭 우리나라와 같은 우편함이 있길래 낯익어 한 장 담습니다.


#5. 이리저리 골목길을 헤집고 다니다 오아시스 처럼 일행 앞에 펼쳐진 풍경.
이름은 잘 모르겠고 잠시 쉬어가도 좋을 만큼의 오붓한 공원입니다.
성당 많기로 유명한 마카오답게 십자가 형태의 분수대가 흥미롭습니다.


#6. 마카오 시내 곳곳엔 저런 안내판들이 많이 있습니다.
행여 길을 잃을 염려는 푹~ 놓으셔도 될 듯 합니다.


#7. 전 날 저녁에 들렀던 세나도광장을 다시 보기로 하고 5분여를 더 걸어 초입에 도착합니다.
유럽풍의 건물에 매우 반가운 커피전문점 간판이 보입니다. 간판이라기보다는 그냥 깃발이라 해야 맞겠네요.


#8. 세나도 광장 한 켠에는 노란 색의 바로크 양식건물로 유명한 성 도미니크 성당이 있습니다.
스페인의 도미니크 수도회에 의해 세워졌다고 합니다. 1587년 세워진 마카오 최초의 성당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사진은 성당 내부 모습입니다.


#9. 또 하나 눈에 띄는 건물. 아무래도 병원인 듯 합니다.
마카오는 저렇듯 아기자기한 건물과 간판들이 많습니다.

------------------------------- 자 이제부터 본격적인 세나도광장의 풍경입니다. -------------------------



#10. 남유럽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세나도광장은 마카오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카오여행의 '핵'이라고 불릴만큼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입니다.


#11. 물결 모양의 검고 흰 자갈길은 모두 포르투갈에서 가지고 온 것이라고 합니다.
포르투갈에서 항해를 하던 시절 거친 파도를 이기기 위해 배에 잔뜩 싣고 온 자갈들이
이 곳 마카오의 세나도 광장을 만든 원천입니다.


#12. 포르투갈의 건축양식을 제대로 보여주는 건물입니다.
유럽의 한복판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죠.


#13. 광장 한복판에 있는 교황 자오선.
유럽의 맹주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전세계를 무대로 치열한 식민지 전쟁을 치룰 때
두 나라의 끊임없는 영토분쟁에 종지부를 찍고자 교황 알렉산더6세가 나서서 기준점을 제시한 것.
교황은 '지구를 반으로 갈라 새로 발견되는 영토 가운데 동쪽은 포르투갈, 서쪽은 스페인의 식민지로 인정한다'고
선포했답니다. 그 기준점이 교황 자오선인 셈입니다.
광장 바로 앞에는 마카오의 최고 행정기관이자 입법회의가 열리는 시정부청사가 들어서 있습니다.
푸르투갈 양식의 최고 건축물 중 하나로 평가받는 건물입니다.


#14. 마카오엔 자전거 투어가 많이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세나도 광장 이곳 저곳을 둘러보는 투어로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15. 시정부청사에서 바라본 광장 풍경입니다. 주말인지라 사람들이 많습니다.


#16. 배낭족이 세나도 광장에서 진지하게 의견을 나누는 장면을 담습니다.
젊은 게 좋은 것이야. 젊었을 때 미치라고 했던가요.
체력만 허락된다면 어디든 마구마구 헤집고 다니고 싶은데, 이제와서 '미쳐 버린다'면 노망일까요?

오늘의 마카오 여행은 여기까지입니다.
늘 그렇듯 여행길엔 콘탁스 t3와 코닥 포트라 160nc, 현지에서 급조한 코닥 200 필름이 동행했습니다.
6롤 필름 중에 3롤을 추려 올려 드렸으니 길어야 두어번 정도 여행기가 남았네요.
다음 여행지는 세인트루이스 세인트폴 성당과 몬테요새,
피셔 맨즈 와프(FISHER MAN'S WHARF)/컨벤션센터 등입니다.

덧하자면 사진을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답니다. ^^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