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지갑 썸네일형 리스트형 신용카드를 죽이다 신용카드를 죽여버렸다. 지갑에 고이 고이 모셔둔 다섯장의 카드를 죽였다. 날카로운 가위 날에 조각지는 카드가 '슥슥' 울음을 운다. 행여 누군가 조각을 들고 퍼즐맞추기를 할세라 여기저기 몇 개의 휴지통에 '주검'을 뿌렸다. 죽여야지 하면서 이것저것 핑계거리로 섣불리 칼 날을 들이대지 못했었다. 핑계의 주는 자동차 주유비와 술. 돈 아쉬운거 모르고 주유소나 술집에 들어가면 현금대신 으레 카드를 꺼내 건넸다. 습관. 그 습관은 정확히 25일 후에 엄청난 후회와 압박으로 돌아왔다. 명세서에 뚜렷이 활자화된 '결제 예정 금액'이 낄낄대며 자신을 비웃더라. 어찌어찌해 결제를 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몇 개의 핑계거리를 더 들고 나와 카드를 긁었다. 제길. 일상같은 반복이었다. 그래서 이 무지막지한 놈들을 한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