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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 ㅣ 경 ㅣ 들/가까운 풍경들

1026 창덕궁의 가을 서울 단풍명소로 72곳이 선정됐다죠. 리스트를 쭈욱 훑어보니 낯익은 곳이 많더군요. 제 집과 아주 가까운 양재 시민의 숲이야 워낙 유명한 곳이고 양재천을 따라 동굴처럼 펼쳐진 메타스쿼이어 길은 요즘 새로이 단장한 조명과 카페들로 낮보다 밤이 더 유명한 길이 되었죠. 여기에 덕수궁길이며 가로수길, 남산 소월길 등은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아~'할만한 단풍의 명소입니다. 뉴스에 따르면 이번 주 부터 단풍이 들기 시작해 11월까지 이어진다고 하는데 제 경혐(그닥 신뢰가 충분히 가는 경험은 아니지만)으로 미루어 볼 때 적어도 몇 번 정도의 서리가 더 내리고 '아.. 겨울이 왔나봐' 할 정도의 '에는' 추위가 겹쳐야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풍을 사진에 담을 수 있더군요. 아침에 부시시한 얼굴로 집을 나서며 창덕궁.. 더보기
서울 이야기 전 원래가 서울 사람이 아닙니다. 6.25도 피해갔다는 경기도 어느 산골에서 자라 산딸기며 오디(뽕나무 열매), 찔레, 셤대(맛이 매우 신 식물로 정식명칭은 모르겠네요), 돼지감자 등을 간식거리로 삼았었죠. 회사동료나 친구들에게 제가 자란 이야기를 하면 무슨 60년대 사람이냐구 혀를 끌끌 찹니다만, 맹세코 저 어릴적은 라면 하나에 온 가족이 목숨걸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런 코찔찔이 촌놈 티 팍팍 내는 제가 서울에 올라온 것은 2000년이었습니다. 2000년 11월 서울에 처음 올라와 부랴부랴 원룸을 계약하고 둥지를 틀었는데 그때 맨 처음 고속터미널에서 맡았던 서울의 냄새를 전 아직 잊지를 못합니다. 뭐랄까요. 마치 안개에 둘러 싸인 듯 잿빛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마천루. 그 사이를 가르는 퀘퀘한 바람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