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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로이드 옆에 앉아있는 직장 후배녀석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폴라로이드 SX-70을 질러버렸다. 클래식한 외형이 너무 예뻐서라는 아주 단순한 논리를 들이대면서 거금 27만원을 '옥션'의 바다에 넙죽 바친것이다. 그렇다고 이 녀석이 카메라에 별난 관심이 있거나 사진에 대한 나름의 재미를 붙인 것도 아니어서 나는 그 사건을 매우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막상 물건이 도착했을 때(사실 나도 오리지널 폴라로이드는 처음 본 것인지라) 나 역시 카메라의 외관에 압도당하고 말았으니... 주말 내내 지름신이 왔다 갔다 나의 정신을 훼방놓더라. 더욱이 30년 전 카메라가 뽑아낸 사진은 그 특유의 색감을 맘껏 뽐내니 지름신과의 전쟁은 마치 이스라엘과 하마스전 처럼 휴전없이 이어졌다. 그러나. 아직 결정을 못내리겠다. 우선.. 필름의 .. 더보기
겨 울 안 개 겨울안개는 꼭 첫사랑을 닮았어. 어딘지 모르게 애틋하고 아련하고 슬슬 마음을 조여오는 긴장감도 있고... 가슴이 무너지는 한없는 아픔 짧지만 강렬한 흔적이 지상에 머무니... 겨울안개는 꼭 내 작은 그녀를 닮았어. + 캐논 EOS20D l EF24-70mm F2.8L l 20081213 양평 어느 강가에서 더보기
그때 그가을엔 "그래, 자네 생각은 어떤가..." 햇살 좋은 어느 가을 오후에 바람이 물었다. "내가 이제 돌아가려는데 자네 생각은 어떠냐 말이다." 질척이기 싫다는 바람은 '돌아가려는데'에 힘을 주며 말했다. 그 말은 곧... 햇살 좋은 가을을 데리고 다시 일년을 기약하자는 이별 통보. ....................... 변한 것 하나 없이 또 하나의 겨울이 슬그머니 인사를 건넨다. 가을바람아. 안녕히. * t3 & 코닥 포트라 160nc / 스코피서초점 필름스캔 더보기
티스토리 달력사진 응모 - 9월 음. 아무리 두 눈을 부릅뜨고 봐도 제 사진 중엔 달력으로 쓸 만한 사진이 없네요. 일단 급한대로 회사 노트북에 담긴 사진 중 한장을 골라 9월에 응모를 해 보~옵니다. 오늘 내일 집에 두고 온 노트북에서 올 한 해 찍은 사진을 천천히 살펴 볼 요량입니다. 뭐. 그렇다고 쓸만한 사진이 나오는 건 아닐테지만요. ㅎㅎㅎ 응모 사진은 평화누리공원, 바람의 언덕에서 2008년 9월 28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 촬영기종 : 캐논 EOS 20D l EF 24-70mm F2.8L USM 더보기
부산을 다녀왔어요. 그러니까. 지난 주 금요일. 회사 출장을 빌미로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하는 일이 아파트 분양과 관련되어 있다 보니 2006년 부산 정관신도시에서 분양할 때는 일주일에 한 번씩 부산을 다녀오곤 했는데 이번에 내려간 건 참 오래간만이었죠.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부산. 일을 끝내고 나니 한 두어시간 짬이 나더군요. 그래서. 대뜸 가까운 용두산공원과 자갈치시장을 쏘다니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마땅히 가져간 카메라도 없고 해서 가지고 간 캔유 폰으로 담아본 부산 용두산공원과 자갈치 시장의 단상입니다. 자갈치 시장은 새로운 건물이 생긴 탓에 예전 같이 복잡하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바다내음 가득한 항구의 풍경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더군요. 참돔과 우럭으로 회를 한 접시 해치우고, 거기에 부산 소주 '린'으로 .. 더보기
나무, 기지개를 켜다 새벽녘, 나무가 바람에, 바람이 몰고온 시린 겨울에 바르르 몸을 떱니다. 밤이 지나지 않고서야 새벽에 마주할 수 없다는 진리를 이야기합니다. 나무는 짙고 캄캄한 밤을 보내고 흠뻑 물에 젖은 개가 후두둑 몸을 털듯이 새로운 햇살맞이에 힘찬 기지개를 켭니다. 세상이 하 수상해 도무지 밤이 끝날 것 같지 않지만 언젠가 이 밤이 지나면 우리도 나무처럼 '푸른' 기지개 켤 날이 오리라 나는 믿 습 니 다. 더보기
단상들_1120 1. 눈이지도비인지도모를이상한게내린다. 첫눈이라고해야하나강아지처럼오들오들떨면서도팔랑대는마음은어쩔수없다. 첫눈에대한추억이있느냐고물어보면사실딱히끄집어낼게없다. 눈에대한이런저런기억들은많아도첫눈에대한아련하고애틋한그런건없는거다. 첫이란단어에서풍기는설렘과풋풋함은늘사람을이상하게만든다. 첫사랑첫직장첫여자첫눈 뭔가새로시작하기딱좋은그런거. 집에들어가아랫목을담요를깔고느긋이자고싶은날이다. 나이먹으면이렇게되나보다. 눈내리면교통체증이염려되고추우면쏘다니기싫어'삭신쑤심'을핑계로'방콕'하고싶은거고 나이와낭만지수는반비례함이틀림없다. 2. 요즘은폭식하듯독서한다. 기욤뮈소의책들을쌓아놓고읽다가 신경숙의산문집을언뜻보다가베르베르의신작소설'신'을펼치다가 이외수의글쓰기책에눈을두었다가파울루코엘류의잘나가는산문집에정신을팔다가 가끔내가무슨책을읽는중인지도모.. 더보기
m e mory 기억이란 참으로 영특하고 간사한 것이어서 한때 행복했던 것이 시간이 지나 마음을 후벼 팔 정도의 아픔이 되기도 합니다. 믿지 못할 것들 중, 그 중의 최고는 '기억'이라고 하던데 그래서 사람들은 '정말 보고싶은 것만 보고,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때 거기 거기.. 그러니까.. 그거........ 기 억 나?" "........................." 대책없는 기억은 '추억'이라 부르기에도 헛헛하지요. 나는 어느 누군가에게 '추억'이라 불릴만큼 '타이핑 된' 기억이 있던가요? 그리고... 당신은요? + 캐논 EOS20D l EF50mm f1.4 l 양재천 카페 '크로스비'에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