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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떠나는 마카오여행기 ③ # 10월 18일 ~ 19일 : bye bye my macau~ 언제부터인지 글쓰기에 회의가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감성 철철 넘치던 글들이 어느 순간부터 밋밋한 맹물이 되어 휑한 마음을 적시는. 뭐가 문제일까요. 다독, 다작, 다상량의 글쓰기 기본을 전혀 익히지 않은 까닭일까요. 하기사 요즘은 그 흔한 소설도 읽지 않고 내 방 앉은뱅이 책상위에 수북히 쌓아놓기만 합니다. 게을러지는 자신을 채찍질 할 겸 오늘은 산문집 두 권을 주문했습니다. 책 소개는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고 무작정 떠나는 마카오여행기 그 마지막 이야기를 건네볼까 합니다. 두번째 이야기에서 '세인트 폴 성당'을 무식하게시리 '세인트루이스 성당'이라고 적었습니다. 제 식견없음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순간이었죠. 세인트루이스라니.. 무슨 메이.. 더보기
자전거 타는 사람들 작년 겨울 쯤인가요. 오랜만에 짬을 내서 몇 몇의 좋은 사람들과 일본 도쿄를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서울은 한겨울이었는데 일본은 이제 막 은행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초겨울 정도. 그래도 아침, 저녁이면 손을 호호 불며 주머니 깊은 곳을 찾게 되는 쌀쌀한 날씨였죠. 도쿄 역시 네번째 방문이었는데 예전에는 무심코 지나쳤을 풍경들이 새록새록 밟히더군요. 가지고 간 카메라는 그때 막 서브디카로 새로 장만했던 라이카 D-lux3, 일본 도쿄 한 복판에서 자전거를 그리 많이 볼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대개의 사람들이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자전거로 이동한 후 지하철역 자전거보관소에 자전거를 놓고 출퇴근을 하는 풍경, 아직 우리나라에선 낯선 풍경이었습니다. 서울시에서 야심차게 자전거도로 개설을 추진한다니 어디 한 번.. 더보기
무작정 떠나는 마카오여행기 ② # 10월 18일(토) 날씨가 화창합니다. 다행입니다. 아침에 부시시 눈을 떠 내다 본 호텔 창문 밖은 분명 잿빛이었습니다. 아직 흐린건가 싶은 마음이었는데 가만히 살펴보니 제가 바라 본 쪽은 해가 들지 않는 음지더군요. 대충 외출 준비를 마치고 호텔 밖을 나오니 하늘은 눈이 부시게도 푸르렀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마카오란 나라는 매우 덥고 습한 나라입니다. 한 겨울에도 니트 하나만 살짝 걸치면 외출에 지장이 없는 나라지요. 10월 중순 마카오는 한국의 늦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덥습니다. 그래서 모든 아파트, 호텔, 식당 등에는 에어컨이 기세좋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에어컨은 또 어찌나 심하게 틀어놓는지 상점 정문만 스쳐 지나가도 추운 바람에 몸서리가 쳐질 정도입니다. 전기세 걱정이 별로 없.. 더보기
무작정 떠나는 마카오여행기 ① 여행기라고 제목은 그럴싸하게 붙였는데 저는 그리 글재주가 뛰어나거나 언변이 좋은 편이 못됩니다. 마카오의 역사가 어떻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상이 어떻고 전 잘 모릅니다. 포루투갈령에 있다가 중국에 반환됐고 카지노로 유명한 곳이라는 정도가 제가 아는 정보의 끝입니다. 그냥 무작정 배낭 하나 둘러매고 이리저리 걷다가 사진 몇 장 담는게 여행의 전부라면 전부이죠. 벌써 네번째 마카오행이거늘 소박하다 못해 남루한 여행기가 될 것 같다는 걱정이 앞서네요. 마카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포털 사이트에 '마카오 여행'만 치면 주르륵 나오니 그걸로 위안삼으시길. 이번 여행길엔 콘탁스 t3 필름카메라와 코닥포트라 160vc, 코닥골드200이 동행했습니다. # 10월 17일 출발하다. 인천공항에서 마카오로 직접 가는.. 더보기
1026 창덕궁의 가을 서울 단풍명소로 72곳이 선정됐다죠. 리스트를 쭈욱 훑어보니 낯익은 곳이 많더군요. 제 집과 아주 가까운 양재 시민의 숲이야 워낙 유명한 곳이고 양재천을 따라 동굴처럼 펼쳐진 메타스쿼이어 길은 요즘 새로이 단장한 조명과 카페들로 낮보다 밤이 더 유명한 길이 되었죠. 여기에 덕수궁길이며 가로수길, 남산 소월길 등은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아~'할만한 단풍의 명소입니다. 뉴스에 따르면 이번 주 부터 단풍이 들기 시작해 11월까지 이어진다고 하는데 제 경혐(그닥 신뢰가 충분히 가는 경험은 아니지만)으로 미루어 볼 때 적어도 몇 번 정도의 서리가 더 내리고 '아.. 겨울이 왔나봐' 할 정도의 '에는' 추위가 겹쳐야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풍을 사진에 담을 수 있더군요. 아침에 부시시한 얼굴로 집을 나서며 창덕궁.. 더보기
나의 똑딱이, 콘탁스t3 어제는 잠시 서점에 들러 내 멋대로 사진책 하나를 골랐습니다. 책 제목도 그와 닮아 '네 멋대로 찍어라' 였죠. 스타 인기 부럽지 않은 포토그래퍼 조선희 씨가 쓴 책입니다. 그 책의 핵심은 ... "거추장스럽게 무거운 장비를 들고 다니지 마라. 손 안에 꼭 쥘 수 있는 똑딱이 하나라도 충분한 사진을 만들 수 있다. 마음껏 겁내지 말고 덧셈이 아닌 뺄셈으로 사진을 찍어라. 사소한 어떤 것이라도 찍히지 말아야 할 것은 없다" 모 이런거였습니다. 제가 책의 내용을 잘못 이해했다면 작가님께 잠시 죄송. 단숨에 책을 읽어 나가면서 똑딱이에 대한 무한 애착이 느껴졌지요. 나아가 제 차 조수석에 떡하니 자리한 콘탁스t3에 감개무량해졌습니다. 겸손한 말씀이 아니라 전 사진을 잘 찍지 못합니다. 그저 흉내만 낼 뿐이죠... 더보기
서울 이야기 전 원래가 서울 사람이 아닙니다. 6.25도 피해갔다는 경기도 어느 산골에서 자라 산딸기며 오디(뽕나무 열매), 찔레, 셤대(맛이 매우 신 식물로 정식명칭은 모르겠네요), 돼지감자 등을 간식거리로 삼았었죠. 회사동료나 친구들에게 제가 자란 이야기를 하면 무슨 60년대 사람이냐구 혀를 끌끌 찹니다만, 맹세코 저 어릴적은 라면 하나에 온 가족이 목숨걸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런 코찔찔이 촌놈 티 팍팍 내는 제가 서울에 올라온 것은 2000년이었습니다. 2000년 11월 서울에 처음 올라와 부랴부랴 원룸을 계약하고 둥지를 틀었는데 그때 맨 처음 고속터미널에서 맡았던 서울의 냄새를 전 아직 잊지를 못합니다. 뭐랄까요. 마치 안개에 둘러 싸인 듯 잿빛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마천루. 그 사이를 가르는 퀘퀘한 바람의.. 더보기